
우린... 감히 가벼운 새들의 몸짓으로 난게 아니라 무거운 기체를 이용해 창공을 날았다. 새처럼 우아하게 직접 난건 아니지만, 새들보다 몇만배 무거운 철덩어리로 하늘을 난 우리가 더 대단한 거 아닌가! 신의 영역에 감히 도전했지만 우린 결국 성공했다. 하늘에서 본 풍경은 모든게 경이롭다! 황홀하다! 이 바람과 공기의 자유로움... 새들은 늘 이런 기분이었을까.. 그들은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들인가.. 그러나 오늘을 시작으로 인간들도 너희들(새들)의 위치에서 동등하게 더 자유롭게 더 오랫동안 항공을 유유히 떠다니리라. 그렇다고 너희들의 영공을 침범했다고 불안해하진 말았으면. 우린 너희를 보며 꿈을 꾸었어. 너희의 날개,몸짓을 동경했지. 이제 같은 위치에서 서로 사이좋게 하늘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고맙다 새들..
잠시 후면 잠시 후면 너는 손을 잡는 것과 영혼을 묶는 것의 차이를 배울 것이다. 사랑이 기대는 것이 아니고 함께 있는 것이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걸 너는 배울 것이다. 잠시 후면 너는 입맞춤이 계약이 아니고, 선물이 약속이 아님을 배우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잠시 후면 너는 어린아이의 슬픔이 아니라 어른의 기품을 갖고서 얼굴을 똑바로 들고 눈을 크게 뜬 채로 인생의 실패를 받아들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너는 내일의 토대 위에 집을 짓기엔 너무도 불확실하기 때문에 오늘 이 순간 속에 너의 길을 닦아 나갈 것이다. 잠시 후면 너는 햇빛조차도 너무 많이 쪼이면 화상을 입는다는 사실을 배울 것이다. 따라서 너는 이제 자신의 정원을 심고 자신의 영혼을 가꾸리라. 누군가 너에게 꽃을 가져다 주기를..

0000년 00월00일 00시00분 내 몸과 입을 즐겁게 해준 다수의 맥주캔과 삼다수페트병, 그리고 테이크아웃한 커피 종이컵들의 사망소식을 알려드립니다. 이들은 내 생활과 뗄레야 뗄수 없는 엄청 각별하고 절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내용물을 온전히 나의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그들의 몸을 내주고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다시 새롭게(재활용) 태어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잘 구별하여 묻어(분리수거)주겠습니다.계속해서 이들은 나를 위해 희생?해 주겠지만 나는 그들을 위해 진정한 애도를 해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이번 부고를 통해 더 철저히 그들이 나에게 어떠한 존재들이었는지 한번더 애틋하게 생각해보고 이별의식도 더 경건?(철저한 분리수거)하게 치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번도 내..
두 사람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 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이 대지 위에서 그대들은 오랫동안 행복하리라. -아파치족 인디언들의 결혼축시- * 내 몸 하나 건사하는 것도 귀찮아했던 내가 이제껏 20년을 무탈히 평온하게 잘 지내온 것은 아마 항상 곁에 있어주었던 반려자 덕분이 아닌가 싶다. 늘 세심하게 챙겨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마..